온라인교육, 대안인가 | 루트파이스쿨

온라인교육, 대안인가

최근 온라인교육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 같다. 교육의 도구로써 가지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온라인이 어떤 위험성을 가지고 있고, 그 가치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는 못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보기술은 전산화, 정보화, 지능화의 순서로 발전한다. 전산화하는 말 그대로 오프라인에서의 모든 것을 단순하게 온라인으로 그대로 이전하는 것이다. 정보화하는 단순한 이전을 넘어 다양한 데이터와 이를 기반한 분석이 기존의 오프라인의 가치를 확대해 나가는 단계이고 지능화는 온라인으로 인한 다양한 데이터가 의사결정과 판단까지 추가되어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교육에서의 정보기술은 꽤 오랫동안 이슈가 되어 왔지만 여전히 위 3단계에 대한 혼란을 가지고 있다. 우선 사실을 보면 다음과 같다. 몇 년 전만 해도 Coursera, edx, Udacity 등 소위 MOOC라 불리는 온라인 플랫폼이 마치 세상의 교육을 다 바꿔버릴 것처럼 휘몰아쳤다. 이 3개의 서비스를 기획하고 시작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육학자들이 아니라 인공지능 전문가들이었다. 기술로 교육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마치 세상에 라디오가 나타났을 때, TV가 나타났을 때 교육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한 것과 같다. 그러나 지금 콘텐츠라는 측면에서도 세계 최고의 강의와 사용자경험이라는 관점에서도 온라인 학습관리에서 가장 최적화되어 있는 MOOC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조차 교육의 확고한 플랫폼에서 사라지고 있다. 더 이상 지속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일 정도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K-Mooc을 보면 알 수 있다.

강의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많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하나의 과정도 수료해 보지 않고 장단점을 이야기한다. 결코 MOOC의 교육은 지식의 전달을 넘어서지 않는다. 인간적인 교감, 협력학습이라는 환상은 없다.

이 시기를 맞아 지난 20년간의 시행착오가 되풀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교육부나 교육청이 너도나도 온라인교육 플랫폼을 이야기하고, 심지어는 실시간 도구인 ZOOM이 마치 교육도구로 이야기 되기도 한다.

정보기술은 매우 유용한 도구이며 교육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할 도구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도구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한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온라인으로 교육을 하는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는 수도 없이 많다. 기술적인 환경이나 활용능력에서의 문제가 아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다.

온라인교육은 교육의 다양성을 훼손한다.

학교에서의 교육은 비공개이다. 교실은 학생과 교사만의 상호작용의 공간이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환경이다. 그러나 그 활동이 온라인으로 오게 되는 경우 더 이상 비공개가 아니다. 누구나 그것이 실시간이라도 녹화하거나 유통할 수 있다. 그것이 왜 문제가 될까? 교육은 교사의 일방적인 설명이 아니라 학생과의 상호작용이다. 학생들이 이해를 잘 하지 못한다고 보이면 다시 설명하고, 천천히 설명하고, 확인하고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데 온라인에서의 대부분의 콘텐츠는 이런 교육환경에서의 상호작용을 담아내지 않는다. 교육콘텐츠는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심지어는 말을 중복하는 것 조차 없애게 된다. 학습자가 다시 들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라인교육에서의 실시간 강의가 녹화되고 유통되는 순간 교육환경에 대한 이해는 사라진다. 왜 저 교사는 저렇게 반복해서 설명하지, 저 교사는 말이 느려 등 이제 모든 교사는 같은 바구니에서 경쟁을 하며, 결국 세상에서는 소위 말하는 1타강사만이 남게 된다. 이것은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온라인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특성이다. 많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보면 알 수 있다.

저도 12년간의 학창시절을 통해 12분의 담임선생님을 만났지만 모두 최고의 선생님들이시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든 분들은 제게 세상을 살아갈 때의 필요한 많은 힘을 주셨고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이 다양하기에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유머가 넘치는 선생님, 조금이라도 잘 못하면 혼날 것 같은 선생님, 매일 책만 읽히셨던 선생님! 그러한 다양성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기술은 교육에서 철저하게 도구이다. 지금 상황에서 마치 문제를 온라인교육이 해결할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교육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현장에서, 내가 무엇인가를 배우는 곳이라는 생각을 가진 학습환경에서 이루어진다.

실시간 강의, 사이버대학원을 만들고, 몇 년을 대학원생들과 실시간 강의를 하면서 늘 비효율과 답답함을 느꼈었다. 왜냐하면 1대 다수, 아니 소수의 교육에서도 거의 최악의 환경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설명 이외에는 거의 모든 것이 비효율과 정확한 전달을 방해하는 것 뿐이었다.

물론 지금의 시기에 학생들이 3월 한 달 배울 지식이 늦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그 3월 한달의 지식의 양이 과연 이 학생들의 미래를 그토록 좌우할까? 차라리 지금의 글로벌 문제를 생각하고, 시간이 있을 때 읽지 못했던 책을 읽고, 교사들 역시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에서 헤매고, 완전함이 없는 기술에 혼란을 겪지 말고 일상의 삶으로 돌아갔을 때 더 나은 교육이 될 수 있는 고민의 시간이 되는 것은 어떨까?

아무리 세상이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그 사람 앞에서 눈을 맞추고 표정을 읽고, 같은 공간에 있다는 가치를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시작일 것이다. 기술은 쓰자. 그러나 도구로만 쓰자. 결코 기술은 교육을 혁신하지 못한다.